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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관리 기초다지기

(2화) 과거의 방황을 미래를 위해 돌아보자..

by 크로수 2021. 6. 3.

값아야 하는 대출금이 한 달에 50만 원이다.
거기다 나이 마흔에 둘째 임신 중이다.. 노산이다 보니 산후 도우미를 2달은 쓰고 싶고 첫애 신생아 때 육아로 몸이 망가진 전력이 있어서 체계적인 운동도 받아보고 싶고 보약도 한 채 지어먹고 싶다.. 돈 있으면 다 해결되는 문제이지만 문제는 돈이 없다. 누가 나를 이렇게 절벽으로 밀어 넣었나.. 내가 선택할 때 내 선택이 아닌 누군가의 은근한 강요들이 새록새록 떠올랐고 그 상대들에게 원망의 마음이 생겨버렸다..

나의 불안에 가장 많은 피해를 본건 아무래도 남편이었다..
처음에는 티를 안 내려고 하였지만 나의 불안감은 남편도 물들이기 시작했고 억울함과 속상함은 나오는 말들을 날카롭게 만들었다.. 에어컨은 왜 안 알아보고 바로 사자고 했냐고.. 돈이 없
으면 싸울 일이 늘어난다더니 결혼 이후 가장 많이 싸웠던 거 같다.

남편도 회사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와서 예민해진 상태였기에 서로의 자신의 불만만을 이기려고 얘기하게 되니 털어내는 후련함보단 받아주지 않는 말들에 답답함만 쌓이게 되었던 거 같다. 나는 억울했다 내가 이렇게 힘든데 내 속상함을 들어주지 않음에 미칠 거 같았다. 싸우다가 좀 들으라고 나 너무 힘들다고 힘들어하면 이해 안 돼도 들으라고.. 그렇게 지르고 보니 내가 이렇게 이기적이고 폭력적인 사람이었나 내가 한말에 놀라게 되었다.. 

이런 나에게 남편은 노력해보겠다고 하였다. 뭘? 이게 아닌데 뭐가 잘못된 건지 머릿속 정리가 필요했다.
우선 말이 안 되지 않은가 어떻게 돈이 없는 것이, 가정의 위기가 나만 힘들 일이겠는가.. 왜 내 몸만 힘들다고 생각했던 건지 힘들어하는 남편을 보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어떻게 나는 그렇게 이기적으로 나만 보고 주위가 안 보였던 건지 미안함과 민망함이 밀려왔다.

미움으로 원망으로 상대를 바라보면 한없이 미워 보일 뿐이다.
나와 삶을 함께하기로 약속한 상대에게 우리 가정을 위해 노력하는 가장에게 이.. 소중한 유일무이한 상대에게 나는 무슨 행패를 부린 것일까..
나는 힘들게 해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다. 미움으로 바라보던 눈을 미안함과 소중함으로 바라보니 남편은 날 절벽으로 밀었던 사람에서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으로 바뀌어 보이게 되었다. 한동안 그냥 한 얘기에도 자신을 지적하는 건가 남편은 예민해졌었지만 원래 가정을 사랑하고 사람 소중한 줄 아는 사람이기에 천천히 따뜻했던 전으로 조금씩 돌아오는 것이 보였다.

나를 다시 돌아보니 결혼을 하고 임신 때까지 회사를 다니다 퇴사를 결정한 것도 나이고 긴 설득이었지만 둘째를 낳기로 결정한 것도 나다.. 내 가정과 내가 행복해지려고 했던 내 결정이었다. 내뜻 데로 삶이 안 돌아간다고 엄한 곳에 투정만 부린 셈이다.. 답도 없는 원망과 후회로 시간을 채워봤자 삶만 더 망가진다. 과거를 보고 사는 사람은 후회만 가득하고 미래를 보고사는 사람은 발전한다고 했다. 당장이 엉망이니 현재 내가 해야 할 일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우선 내삶은 관리가 되고 있지 않다.
직장을 안 다니니 화장은커녕 세수도 잘 안 하고 식습관도 어머니가 만들어 놓았던걸 차려먹던 결혼 전과 비교하면
인스턴트와 배달에 기대어 많이 엉망이 되었다. 
결혼하고 회사를 그만뒀을 때 나는 집에서 프리랜서를 하려고 하였다.
집안일을 하며 집에서 일하는 게 가능할 줄 알았다.

하지만 딸이면서도 집안일을 최선을 다해 피하는 삶을 30년 넘게 살아온 인간인지라.. 요리한다고 한 시간, 두 시간씩 주방에서 아등바등 음식을 만들어보면 10분이면 사라지는 음식들과 남아있는 설거지가 현타를 오게 하였다. 어제 치웠는데 다음날 되면 다시 치워야 하는 청소가 날 무력하게 만들었다..

청소기를 일주일에 몇 번 돌리냐고 다른 집에 물어보면 맨날 돌리는걸 왜 그렇게 물어보냐고 놀라 하였다.
내가 밥을 안 하면 밥솥에 당연히 밥이 없는 낯선 상황에 당황하고 남들 당연히 하는 일이 나에겐 버거워서 자기혐오에 빠지기도 했었다. 나에게 집안일은 노력해도 성과가 형편없었기에 성취감 적은 일이지만 나와 가족의 건강을 위해 안 할 수 없는 나의 거지 같은 일상 중 하나다.


지금도 엉망이지만 그래도 주부 5년 차라고 손에 익기는 하고 좀 더 건강한 공간과 음식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책임감과 욕심이 있기는 하다. 그리고.. 나는 내 일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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