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가? 내 경우엔 내 트라우마들의 이유는 무례한 상대들이 날 몰아세울 때 당황해서 아무것도 못하던 바보 같은 나의 모습이다.
최근 글에서 적었던 나의 고민을 본인 잘난 척에 이용하고 대놓고 비교질을 해서 날 빡치게 했던 남편 지인 부부의 경우도.. 난 분명 굳이 그 집과 잘 지낼 생각도 없었음에도 내 앞에서 무례를 행할 때도 그 부부에게 싫은 소리 한마디 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무렇지 않은 척이나 하고 있었지.. 글까지 쓸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면서 말이다.
"저기요.. 지금 뭐 하세요?"
"설마.. 고작 사립 다니면서 잘난 척이 하고 싶으신 거예요? 누가 보면 몇천 들여 영어유치원이라도 보내는 줄 알겠어요"
"원래 이런 분들이었어요? 웬일이야.. 지금 완전 별로세요"
이렇게 나는 지나고 나서야 그 자리에서 했어야 했던 말이 떠올라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다.
근데.. 나와 같은 증상 혹시 앓아 본 적 없는가? 앞에서 했어야 했던 말들을 당황해서 못해놓고 뒤통수에서 못 했던 말들을 속으로 쏟아내고 있었던 적 말이다. 내 경우엔 굉장히 반복해서 하는 일이다.
후회를 안 하는 사람이 있을까?
누구나 후회를 하기에 요즘 웹툰에서 복수물과 회귀 물이 유행하는 거 아닐까?.. 나도 기세고 할 말 다 하고.. 할 말을 적재적소에 하는 똑소리 나는 사람이 되고 싶지만, 정말 다시 태어나지 않으면 못 고치는 건가 싶기도 하다
세상엔 본인은 솔직할 뿐이라며, 자기가 거짓말 한건 아니지 않나며.. 무례한 사람들은 흔해빠졌고 나는 내가 배려했던 만큼, 아무렇지 않은 척 한 만큼 상처받으며 살아왔다..
그리고 내 주변인들은.. "어이구 답답아 그때 그렇게 했어야지~"라는 말을 쉽게 조언이랍시고 좋은 마음으로 2차 가해를 아무런 죄의식 없이 해주었다.
예전에 비슷한 이유로 바보 같던 내 모습을 자책하고 있던 한창 맘 약했던 시절.. 나는 어떤 댓글 한 줄로 구원받았던 적이 있다. 당황스러운 상황에서.. "당황했는데 아무 말도 못 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니냐".. 평범한 이 한마디에 평온을 얻었었다.
내가 트라우마를 겪었던 건 트라우마를 준 상대가 불쾌한 인간이었던 거지 내 문제가 아니다. 당황스러운 상황을 겪으면 그 상황 속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게 보통이다. 이런 나도, 주변의 무례한 인간도, 불난 집에 기름 뿌리던 인간도 그저 현명하지 못한 흔하디흔한 인간들일 뿐이다.
물론 내공을 길러서 사람들이 뭐라 하든 말든 상처 안 받는 기센 사람이 되고 싶다. 유리 멘탈에서 벗어나서 남들이 뭐라고 하든 내 할 일과 내 갈 길을 흔들림 없이 가는 좀 더 현명한 인간이 되고 싶다. 날 방어하려고만, 숨으려고만 하지 말고 공격도 가능한 덜 나약한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다.. 사람들 때문에 사소하게 상처를 쌓아가는 건 이제 좀 물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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